보도자료·발표문
2026 FKI-PIIE 공동 국제 컨퍼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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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 투자는 ‘역(逆)마셜플랜’주1), 관세로도 美·中 못 갈라놨다”
< 한경협·PIIE 국제 컨퍼런스, ‘분열의 시대’ 한국경제 성장 해법 모색 >
- 류진 회장 “분열 넘어설 힘은 결국 성장 … 기업 투자·혁신에 정책 뒷받침을”
- 美 재정적자·AI 투자에 세계 금리 상승 리스크 … 韓, 반도체 빼면 성장률 저조
- 中, 가격 대신 ‘통제권’으로 AI 추격 … 韓은 美·中 모델 모두 쓸 역량 갖춰야
* 주1)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서유럽 경제 재건을 위해 대규모 자금을 지원한 ‘마셜 플랜(1948~1952년)’과 반대로, 미국의 교역 상대국들이 미국의 제조업 재건을 위해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는 구도를 빗댄 표현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협상을 지렛대로 주요 교역국에서 끌어낸 대미 투자는 파트너국들이 미국 제조업 재건 비용을 대는 ‘역(逆)마셜플랜’이라는 미국 유력 싱크탱크 전문가의 분석이 나왔다. 고율 관세에도 미·중 교역은 끊기지 않고 제3국을 거쳐 이어지고 있다는 진단도 함께 제시됐다.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는 10월 27일(화)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eterson Institute for International Economics, 이하 ‘PIIE’)와 공동으로 국제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분열의 시대, 새로운 성장 전략: 무역, 산업, 일자리의 미래>를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에는 국내외 석학들이 모여 관세 갈등과 공급망 재편, 인공지능(AI) 확산 속 한국경제의 성장 전략을 모색했다.
류진 한경협 회장은 개회사에서 “분열과 갈등을 넘어설 힘은 결국 성장에서 나온다”며 “기업의 투자와 혁신이 새로운 산업과 시장을 열고, 진취적인 정책이 이를 뒷받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정성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축사를 통해 “지금은 과거의 통상 문법이 통하지 않는 대전환기”라며 “한국은 신뢰 기반의 기술·산업 파트너십을 다지고 민·관이 힘을 모아 분열과 갈등을 넘어 글로벌 연대로 나아가는 가교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경제 분열 속 AI가 답이 될 수 있을까? …‘스몰 AI’주목
기조연설과 좌담에서는 분열 속에서도 AI가 새로운 성장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논의가 이어졌다. 기조연설에 나선 아제이 방가(Ajay Banga) 세계은행 총재는 AI와 고용의 관계에 대해 “AI로 인한 일자리 감소는 아직 실증적 증거가 부족하다”며 “지금 중요한 것은 AI가 일자리를 얼마나 줄일지가 아니라, AI를 어떻게 활용해 노동 생산성을 높이고 근로 환경을 개선할 것인가에 집중하는 일”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신흥국이나 개발도상국의 경우 천문학적 비용이 소요되는 자체 거대 모델을 개발하기보다는 농업·교육·보건 현장에 맞춘 값싸고 단순한 ‘스몰(small) AI’에 집중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어 정철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 원장(한경협 CRO)이 좌장을 맡은 좌담에서 아담 포젠(Adam S. Posen) PIIE 소장은 AI 기술이 미·중 진영으로 갈라지는 상황에서 한국 같은 개방형 경제는 협력의 폭을 넓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창용 전(前) 한국은행 총재(PIIE 객원연구위원)는 저출생·고령화로 성장 잠재력이 떨어지는 한국은 AI로 생산성을 끌어올려야 하며, 이를 위해 구조개혁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철 원장은 ‘스몰 AI’가 AI 허브를 지향하는 한국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기술적 신뢰성과 중국의 가격 경쟁력을 두루 갖춘 AI 솔루션을 개발하고, 개방적이고 유연한 기술·규범 협력을 통해 세계 각국의 AI 활용과 디지털 전환, 생산성 향상에 기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美 관세·재정적자 부담 세계로 번져 … “싸게 빌린 돈, 비싸게 갚는 시대 온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미국발 관세·재정 부담이 세계 금리를 밀어 올리는 가운데, 반도체에 기댄 한국경제가 그 충격에 노출돼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킴벌리 클로징(Kimberly Clausing) PIIE 객원연구위원은 “미국의 관세 장벽은 무역의 이득을 훼손하고 있으며, 가장 큰 부담은 미국 소비자가 지지만 대미 수출국도 손실을 입는다”며 “미국의 재정적자와 AI 설비투자가 세계 금리를 끌어올려 다른 나라의 투자 여력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재우 한경연 객원연구위원은 ‘싸게 조달하고 비싸게 차환하다(Financed Cheap, Refinanced Dear)’를 주제로 발표했다. 이 연구위원은 “저금리 시기에 조달된 AI 투자와 국가·가계부채가 고금리 시기에 만기를 맞아 차환되는 과정이 향후 세계경제의 핵심 리스크”라며 “정책금리는 그대로지만 장기금리가 독자적으로 상승하는 흐름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 경제에 대해서는 “반도체를 제외한 성장률은 전체 성장률에 크게 못 미치며, 경기 확장이 산업 전반으로 퍼지지 못한 채 반도체 사이클에 전체 경제가 연동된 모습”이라며 “재정과 가계, 주식시장이 모두 반도체 경기에 기대고 있는 만큼 장기금리와 환율, 반도체 가격을 함께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 과실은 준비된 나라의 몫 … 투자 환경과 인프라, 인재가 성패 가른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미·중 AI 패권 경쟁 아래 한국의 생존 전략과 정책 지원 과제가 구체적으로 다뤄졌다.
마틴 초르젬파(Martin Chorzempa) PIIE 선임연구위원은 중국이 AI를 국가전략의 중심에 두고 있지만 AI 반도체 등에서는 여전히 미국에 크게 뒤처져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중국의 강점이 ‘가격’에서 ‘통제권’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중국은 오픈웨이트(open-weight) 모델을 앞세워 프런티어 모델 뒤에서도 세계 AI 지형을 좌우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값싸고 누구나 쓸 수 있는 개방형 모델의 확산력이 무기라는 것이다. 한국에 대해서는 “AI 인재와 컴퓨팅 인프라를 확충해 미·중 모델을 전략적으로 취사선택하는 한편, 뛰어난 제조 역량과 산업 데이터를 미국의 첨단 모델과 결합해 피지컬 AI 분야에서 중국과의 격차를 벌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이한 코세(Ayhan Kose) 세계은행 차석 이코노미스트는 2035년까지 신흥· 개발도상국에서 역대 최대인 12억 명의 청년이 생산가능인구에 진입한다며 “이들에게 충분한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개발의 핵심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AI가 성장 둔화를 되돌릴 잠재력이 있지만, 그 효과를 거두려면 인프라·인적자본 투자와 민간자본 동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했다.
‘연결국’ 거쳐 美로 가는 中 상품 … 대미 투자에도 美 무역적자는 오히려 확대
통상정책과 산업전략을 다룬 세 번째 세션에서는 관세와 대미 투자 압박 등 미국의 통상정책이 의도와 다른 결과를 낳고 있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마커스 놀랜드(Marcus Noland) PIIE 부소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협상의 대가로 9개 경제권에서 받아낸 약 6조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약속을 ‘역(逆)마셜플랜(Marshall Plan in reverse)’이라고 표현했다. 2차 대전 후 미국이 유럽 재건에 자금을 댔다면, 이번에는 파트너국들이 미국의 제조업 재건에 자금을 대는 구조라는 것이다. 놀랜드 부소장은 “이처럼 거액을 해외로 보내는 나라는 투자액에 더해 통화가치 하락으로 실질 소득이 줄어드는 추가 부담까지 진다” 고 지적했다. 분석에 따르면 일본·한국·대만은 성장률이 소폭 둔화하고, 미국은 성장이 다소 빨라지지만 달러 강세로 무역적자는 오히려 커진다. 다만 한국은 투자 기간이 10년으로 일본(4년)보다 길어 충격이 상대적으로 작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메리 러블리(Mary E. Lovely) PIIE 선임연구위원은 ‘후퇴가 아닌 우회(Rerouting Not Retreat)’를 주제로 “미국의 관세 장벽은 미·중 디커플링을 이끌어내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관세 영향으로 미국 수입에서 중국 직접 수입 비중은 2017년 22%에서 2025년 9%로 줄었지만, 멕시코·베트남 등 ‘연결국(connector)’을 거쳐 들어오는 중국산 부가가치는 같은 기간 16%에서 25%로 크게 늘었다. 그는 무역 제한 조치 아래서도 글로벌 교역은 AI 관련 품목을 중심으로 늘고 있는 만큼, 한국의 지속적인 교역 다변화 노력이 긴요하다고 평가했다.
올해로 세 번째인 한경협-PIIE 공동 컨퍼런스는 김창범 한경협 상근부회장의 폐회사로 마무리됐다.
김 상근부회장은 “국제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우리 기업의 선택지를 넓혀야 한다”며 “교역 상대와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AI 인재와 인프라를 확충하는 한편, 대미 투자가 국산 장비·기자재 수출로 이어지도록 실질적인 성과를 챙겨야 한다” 고 말했다. 이어 “피터슨연구소를 비롯한 국내외 싱크탱크와 협력을 확대해 오늘의 제언이 정부 정책과 기업 전략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 [첨부] 2026 FKI-PIIE 공동 국제 컨퍼런스 프로그램 및 주요 참석자 프로필

